
지난 2월 19일, 미국 항공 우주국(NASA)의 이동형 탐사 로봇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화성에 안착했다. 영어로 '인내'라는 뜻을 지닌 퍼서비어런스는 지난해 7월 30일 지구를 떠나 6개월 반 동안 총 4억 7000만 km를 비행했다.

퍼서비어런스가 착륙한 지역은 '예저로(Jezero) 분화구'로 30~40억 년 전 거대한 호수가 있었던 곳으로 추정된다. 과학자들은 과거 물이 있었던 곳이라면 암석이나 토양에 생명체의 흔적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한다. 퍼서비어런스는 앞으로 이곳에서 2년간 화성 토양과 암석을 채집해 보관하는 등 수십억 년 전 화성의 생명체 흔적을 찾는 임무를 수행한다.
여기서 놀라운 사실 하나. 퍼서비어런스에 이탈리아에서 만든 부품이 설치되어 있다. 손바닥 크기만 한 레이저 반사경(Laser Retroreflector Array)으로 여러 방향에서 나오는 레이저를 반사해 거리를 측정하는 데 쓰이는 도구다. 이 부품은 퍼서비어런스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향후 화성 착륙과 화성 탐사를 한결 수월하게 돕는다. 이탈리아 우주청의 의뢰로 이탈리아 국립 천체물리학 연구소에서 제작해서 화성까지 날아간 거다.
이탈리아의 레이저 반사경 덕분일까? 3월 4일, 퍼서비어런스는 성공적인 탐사 운행을 완수했다. 33분 동안 6.5m의 이동은 인류 역사에 기록될 중요한 서막의 시작이다. 우리는 화성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역사적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어쩌면 정말 화성을 걸어 다니는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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